30여 년간 전통음식에 대해 연구해온 한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효지 명예교수에게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전통요리 만드는 법을 배워보았다. |
30여 년간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전통음식에 대해 연구해온 이효지 교수(68). 조선 후기 고종과 순종 시절 수라상궁을 지낸 한희순 선생과 2대 궁중음식 기능 보유자인 황혜성 교수에게 요리를 배운 그는 전통음식에 대해 연구하고 가르치며 우리 음식의 영양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은 육류와 야채를 골고루 사용해 요리 한가지에도 여러 가지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어요. 찌고 지지고 볶는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정성을 담아 요리하기 때문에 깊은 손맛도 느껴지고요.”
이 교수는 요즘 사람들 입맛이 피자와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져 몸에 좋고 맛 좋은 전통음식을 멀리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한다. 그는 젊은 사람들에게 전통음식의 우수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얼마 전 조선 후기에 지어진 생활백과사전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중 음식 관련 기록인 ‘정조지(鼎俎志)’를 현대식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정조지에 소개된 음식 가운데 80가지를 재현해 소개했는데, 구하기 어렵거나 요즘에 많이 쓰지 않는 재료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로 바꾸고, 실용성 없는 복잡한 레시피는 최대한 간단하게 변형해 요리솜씨 없는 초보 주부라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게 했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전통음식은 영양은 가득하고 칼로리는 낮은 웰빙 음식이에요.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고 우리 고유 음식으로 식단을 짜면 건강에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지요. 영양뿐 아니라 모양과 색깔도 예뻐 손님 초대 요리로도 그만이고요. 신선한 제철 재료에 갖은 양념을 더해 무치거나 찌고 볶는 등 간단한 과정만 거치면 되므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답니다.”
남과적방(南瓜炙方)
늙은 호박과 송이버섯을 꼬치에 꿰어 유장을 발라 익힌 구이.
■ 준·비·재·료
늙은 호박 200g, 송이버섯 5개, 참기름 3큰술, 간장 1큰술
■ 만·들·기
1 늙은 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가로 1.5cm, 세로 7cm, 두께 1cm 크기로 썬다.
2 송이버섯은 반으로 가른다.
3 꼬치에 호박과 송이버섯을 번갈아 꿴 뒤 참기름과 간장을 섞어 만든 유장을 발라 숯불에 굽는다.
밀전우방(蜜煎藕方)
데친 연근을 꿀에 졸인 정과.
■ 준·비·재·료
연근 1개(200g), 물 2컵, 소금 3큰술, 꿀 1½컵
■ 만·들·기
1 연근은 씻어 껍질을 벗긴 뒤 0.5cm 두께로 썰어 끓는 물에 데친다.
2 분량의 물과 소금을 섞은 뒤 데친 연근을 넣어 2시간 동안 절인다.
3 연근을 건져 꿀 ½컵에 담가 짠맛을 뺀다.
4 꿀에 잰 연근을 건진 뒤 다시 꿀 1컵을 넣고 약한 불에서 호박색이 날 때까지 조린다.
숭저방(菹方)
배추, 오이, 가지, 송이버섯, 생강, 쪽파, 녹각채(김치의 고명으로 사용하는 해초), 천초(초피나무), 홍고추에 끓여 식힌 소금물을 부어 익혀 먹는 김치.
■ 준·비·재·료
배추 2포기(4kg), 소금물(굵은소금 1컵, 물 30컵), 오이·가지 2개씩, 송이버섯 3개, 생강 2쪽, 쪽파 5대, 녹각채 20g, 천초 5알, 홍고추 5개
■ 만·들·기
1 배추는 깨끗이 씻어 건진 뒤 물기가 빠지면 항아리에 담는다.
2 물에 굵은소금을 넣어 소금이 다 녹을 때까지 끓인 후 식혀 소금물을 만든다.
3 배추 위에 오이, 가지, 송이버섯, 생강, 쪽파, 녹각채, 천초, 홍고추를 통으로 올리고 소금물을 부은 뒤 뚜껑을 덮고 서늘한 곳에서 익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