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여행/우리말바루기
우리 반 ‘조무라기’(?)들
시계바늘
2008. 9. 25. 00:29
동창회가 열렸다.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인데도 다들 그대로인 것처럼 느껴진다.
누구나 추억 한두 가지쯤은 있는 법.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동창들은 추억들을 왁자지껄하게 풀어 놓기 시작한다.
그들의 얘기를 함께 들어 보자.
나미: “옛날엔 지환이가 조무라기 같아 보여서 눈에도 안 들어왔는데, 오랜만에 보니 남자답고 멋있어졌더라.”
명훈: “예전에 내 심부름이나 하는 쪼무래기였는데 말이야. 이젠 덩치도 좋고 나보다 10㎝는 더 크던걸.”
은영: “그땐 우리 반 남자 애들이 다 조무래기로밖에 안 보였었는데.”
위의 대화 속에는 ‘어린아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 세 번 등장한다.
‘조무라기/쪼무래기/조무래기’ 중 누구의 표현이 맞을까.
은영이가 정답. ‘조무라기/쪼무라기/쪼무래기’ 모두 틀린 표기다. ‘조무래기’라고 써야 올바르다.
“지난 밤 폭우로 알이 굵은 사과는 다 떨어지고 조무래기만 남았다”에서와 같이
‘자질구레한 물건’을 나타낼 때도 ‘조무래기’를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