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여행/우리말바루기

‘괘도’(?) 이탈

시계바늘 2008. 10. 1. 09:05

자신이 세웠던 계획이나 목표에 딱 맞아떨어지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우연한 기회에 인생의 괘도가 바뀌어 이 일을 하게 되었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 모른다.

위 예문에서와 같이 일이 발전하는 정상적이며 본격적인 방향과 단계를 일컬어 ‘괘도’라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괘도’와 ‘궤도’를 혼동해 쓰기 때문에 생기는 잘못이다. ‘괘도’와

 ‘궤도’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구분해 써야 한다.

‘괘도’는 벽에 걸어 놓고 보는 학습용 그림이나 지도를 가리키는 단어로,

 “학창 시절 사회 수업 시간엔 주번이 항상 괘도를 미리 준비해 놓아야 했다”와 같이 쓸 수 있다.

 ‘궤도’는 ‘일이 발전하는 본격적인 방향’이라는 의미 외에 “기차가 궤도를 벗어났다”

 “태양의 궤도”에서와 같이 ‘선로’나 ‘행성·위성 등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다른 천체의 둘레를 돌면서 그리는 곡선의 길’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측 불가능성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게 아닐는지. 궤도를 이탈한 인생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