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전설, 속담 등과 같이 오래전부터 민간에 전해 오는 것들을 설명하고자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우리 마을에 옛부터 전해 내려온 이야기에 따르면 저 호수가 원래는 어마어마한 부잣집 터였대.
” “변명하지 마. 옛부터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했어.”
앞 예문에서 등장하는 ‘옛부터’이다.
‘먼 과거로부터’를 의미할 때 이처럼 ‘옛부터’를 자주 쓰곤 하지만, 이는 ‘예부터’의 잘못이다.
‘예’와 ‘옛’ 모두 ‘지나간 과거’를 나타낸다.
그러나 이 두 낱말은 품사가 다르다.
‘예’는 아주 먼 과거를 가리키는 명사이며, ‘
옛’은 ‘지나간 때의’라는 뜻을 지닌 관형사이다.
‘~부터’는 조사인데, 조사는 명사 뒤에는 붙일 수 있어도 관형사와 결합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명사인 ‘예’ 뒤에는 조사 ‘~부터’가 붙을 수 있지만 관형사인 ‘옛’ 뒤엔 ‘~부터’가 붙을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말, 우리 글의 원리를 알고 나면 예부터 내려온 한글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한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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